* 2017년 8월 12일(토) 오후 7시

* 아트원씨어터 3관

* CAST: 정원조(로린), 곽지숙(글로리아/낸), 손지윤(켄트라/제나), 이형훈(딘/데빈), 오정택(마일즈/숀), 공예지(애니/샤샤/켈리)

 

 

지난 공연을 보고... 뭔가 억울했다

그래서 다시 찾았다

오기인가...

 

그런데... 다시 찾아오길 잘했다...

정말... 정말... ㅠ.ㅜ

 

오늘의 엔딩은 슬픔이구나

작년의 난... 궁금했었다...

저 중 난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런데 오늘...

작년의 내모습은 모르겠지만

오늘의 난... 내가 로린임을 확인하고 말았다...

 

그래서 로린의 결말은 어떻게 되는 걸까

데빈은 로린이었을까 글로리아였을까

 

커튼콜...

딱 눈높이 정면에 있는 로린에게

엄지라도 치켜세워주고 싶었다

힘내라고...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렇게 오늘 이 작품에

온 마음을 다해 작별을 고했다...

 

죽고 나서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라트위드...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글로리아가 저지른 사건은

그녀가 평범하지 않아야 기삿거리가 된다...

 

로린은 글로리아에 대해 계속 말한다

살았을 때나 죽은 후에나...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하지만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그 후에도...

아무도 로린의 말에 동조해 주지 않는구나...

 

살아남은 자들은 그저...

그 이미지를... 이용할 뿐이구나..

피폐해져 가는 자신에 대한 합리화의 도구로...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그렇게...

 

설움에 북받쳐 쏟아내던 로린의 대사는...

정말 어딘가에 고이고이 모셔놓고 싶다...

죽어야만 날 원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라는...

우리 도대체 왜 이러냐며..

다른 사람 죽음이 날 돌아보게 할 핑계밖에 되지 않느냐고

소리지르는

(내 귀엔 비명으로 들렸다...

살려달라는... 숨쉬고 싶다는... 살고 싶다는... 절규...)

로린 때문에 속이 시원한 듯도 하고... 뜨끔하기도 하고...

 

갑자기 궁금해졌다...

 

팩트체킹 팀장이었던 로린이

이 사건을 다룬 기사를 팩트체킹해야 한다면...

다른 사람이 써온 프로필과 기사내용을

본인이 아는 사실 그대로... 팩트체킹할 수 있었을까...

글로리아의 죽음에 대해 어떤 기사를 써내려갔을까...

  

 

 

Posted by neulpum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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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7월 23일(일) 오후3시

* 아트원씨어터 3관

* CAST

 

 

작년 이맘 때...

내 인생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연극...

내가 발딛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빼도박도 못하고 이 연극에 끌려갔더랬다

 

그래서

삶의 공간이 바뀐 지금...

이 연극을 다시 마주한 내 기분은 어떨까 궁금했다

작년 만큼의 공감.. .혹은 충격은 아니겠지...

예상은 했었다

 

그런데 이 연극...

다시 만났는데

다른 의미로 충격(?)이었다...

 

다들...

연기가 역로딩되었나보다...

 

같은 연극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데

당연히 해석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연기가 역행할 수도 있는 것인가...

싶었다는...

 

내가 뭐...

배우들 연기 분석할 입장도 아니지만...

그럴 역량도 없지만...

그래도 오늘 좀... 그랬다...

 

그래도 어찌되었든

난 이 연극이 좋다

이 연극이 내게 말해주는 그 모든 것이 좋다

 

우린 각자의 이유로 모여있는데

그렇게 모인 우리의 모습은

왜 어디든 같은 걸까...

 

글로리아의 죽음 후에도

글로리아의 이름은

그 자체를 위해서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이 연극의 제목마저...

제목은 '글로리아'인데

3시간 동안 우린 글로리아가 아닌

그 안에 있던 사람들에 시선을 맞추고 있다

 

그럼에도 극 중 유일하게

글로리아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

로린...

유일하게 1인 1역으로만 존재하는 캐릭터...

내겐 가장 단단한 듯 하면서도

가장 불안정한 느낌을 주는 존재...

 

이 연극이 비극적인 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일꺼다

 

 

 

 

Posted by neulpum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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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4월 9일(일) 오후 6시

* 아트원씨어터 3관

* CAST: 이태구(존), 이명행(M), 손지윤(W), 선종남(F)

 

 

포스터 때문에 찾아온 공연장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포스터 속 이명행 배우 때문에 찾아온 공연

 

예전 '터미널'에서

소가 되어가는 첫째를 연기한

이명행배우가 너무 인상적이었나보다...

 

존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이름이 없다...

그냥

남자, 여자, 아빠의 약자인건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생각나는...

M, W, F 모두 존의 내면에 있는

복잡한 감정들인가 보다...

존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링 위에서 한판 설전이 벌어졌다

설전... 이라고 하는게 맞을까? ㅋ

갈등? 결정장애???

암튼... 내 모습 보는 줄 알았다 ㅋ

 

존을 보는 내내

존이 답답한 줄 모르고 있던 나를 보면

확실히... 저 녀석 내 모습 맞다 ㅡㅡ;;;

 

종소리와 함께 1라운드 시~작!

그냥 존의 결정장애 덕에

온통 시끄러운 경기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기엔

너무 이기적인 것이다...

누군가 날 이 링 밖으로 꺼내줬음 좋겠다...

그렇게 감정의 소용돌이 없는 곳에서

아늑하게 남고 싶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렇게 존이 내린 결론...

 

이걸 더 원해서가 아니라

단지 이게 더 쉬워서 결정했을 뿐이라는...

 

무엇이 옳은? 바른? 맞는? 내가 원하는?

선택인 줄 알면서도

존은 안전을 택했다

익숙함이... 이긴 것이다...

 

불안과 불만 사이에서 줄다리기 하다가

그냥 불만을 선택하기로 했나보다

변화란 늘... 불편함을 동반하니까...

 

끝내 이 싸움의 패자는

존이 되어버린 듯 한 기분이다...

그냥 돌아서는 존의 뒷모습이 그러했다...

 

그런데...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이렇게 넘어가면...

또다시 이 싸움은 시작될 수 밖에 없다...

 

질척거리며 엉겨붙은 남은 감정들이

그렇게 또다시 날 몰아세울 것이다

그럼 또다시 흔들리고... 방황하고...

 

그렇게 흔들리며 나아가는게 인생이라고 말하기엔...

흔들리기만 한 체... 나아가지도 못한 체...

뒤로 넘어가는 인생도 있다 ㅡㅡ;;


이명행 배우 때문에 보러온 극인데

정작 너무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등장해서 살짝 당황했다

이건... 캐릭터가 그래서 그런걸꺼야...

라며 다음 작품에서 다시 확인해 보기로 했다 ㅋ

 

그런데 무대를 중심으로

객석이 빙~둘러 있어서

상대 배우의 표정을 볼 수 없을 땐

조금 아쉽더라...

 

이 장면에서 저 상대편이 어떤 표정일지..

엄청 궁금한 순간들이 있었거든...

그렇다고 내가 이 연극을

4면에서 다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ㅠ.ㅜ

 

별 기대없이 찾아갔는데

나름의 무언가를 담아들고 나온 기분이다.

그런데 그 안에 든게 무엇인지는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Posted by neulpum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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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6년 8월 6일(토) 오후 7시

*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 111

*CAST

 

 

무슨 생각으로 이 연극을 예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에 예매를 해 두었더라구....

정원조 배우 때문에? 예매한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공연이 끝날 즈음엔 덕분에 예매한거구나... 로 바뀜...

 

티켓을 교환하면서 러닝타임을 보고 '헉' 했다

이 연극... 왜 이렇게 길어????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런데 이건 기우였어...

그래... 그랬어....

 

1막은...

웃퍼하다가 끝났음...

웃을 일이 아닌데 웃긴 상황?

저 상황이 어떤건지 너무 잘 알아서 웃픈거?

 

아마 1막 객석 분위기로 봐선

나같은 직장인이 대다수였나 보다...

어이없고(?) 어처구니없는데(?) 이해하고 공감되어

나도 모르게 나오는 실소?????

 

그런데 1막을 끝으로... 웃음 뚝...

더이상 웃을 수 없잖아...

 

욕심 야망 추접한 욕망

변하지 않을 일상

소름끼친다는 게 맞는 표현일 듯...

그래... 소름끼치도록 현실적인... 현실...

하아...


내가... 그리고 우리가

낸이고 켄드라이고 딘일텐데...

 

어떻게 내 아픔과 내 존재와

내 상품성만 남는 것일까...

어떻게 그토록 끔찍한 이기심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일까


자신이 글로리아일 수 있다는 생각은 

티끌만큼도 안 하는 듯

뭐 저리 당당하고 솔직한 척 해대는거야...

 

1인 다역인 저 속에

오로지 로린만이 변하질 않는다

그저 우연일까...

난 왜 글로리아가 낸을 연기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일까...

 

이 와중에 로린...

담당 업무마저 팩트체킹이야...

1막에선 몰랐어...

그의 담당 업무가 의미하는 바를...

로린이 그렇게 쏟아냈는대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토록 끔찍할 줄은

관심두지 않은거야... 나도...

 

도대체 뭘 안다고 얼마나 안다고 어떻게 안다고

저렇게 떠들어만 대는거야...

하아... 숨막힌다... 저것들이...

역겨운 2막의 군상들을 보며 깨달은거야...

무용지물 헛수고 가치없음...

 

그런데 당신은 왜 안죽였어요?

 

글로리아를 추억(?)하던 로린에게 데빈이 던진 질문이었다

나 순간 움찔했어...

왜 내가 움찔한거냐??? ㅡ.ㅡ

 

그 순간 문득 나도 궁금해졌다

난... 왜 안 죽였을까???

저 질문에 난 뭐라고 답해야 할까...

 

그런데 로린...

이 멘트는 하지 말지 그랬어...

 

좀 웃기지 않아요? 이런데가 다 똑같다는게...

사람들까지 다 똑같아요... 왜 그럴까요...

 

난 한동안 저 멘트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

뉴스를 보듯 바라보던 현실이

갑자기 내 이야기가 되어 버렸어...

 

많이 무겁지 않은데 숨이 막혀오더라...

희한하네...

이 숨막힘은...

공포나 두려움에서 오는게 아니라

공감에서 오는 것 같아...

저 일상이... 저 공간이...

내가 있는 곳이거든...

 

켄드라의 말처럼

그 사건이 일어난 15분만도 못한 삶...

그 의미없는 삶은...

사회에서... 존재의 가치가 없다는 건...

살아도 살아있다 할 수 없는...

 

씁쓸하고 쓸쓸한... 허무하고 허탈한...

그런데 현실이다...

그래서 더 간절히 깨어있고 싶다...


난... 그냥... 좀 더... 존재하고 싶어...

 

뭐지...

로린의 저 대사는...

뭔가 마음에 응어리를 남기는...

 

이 연극은

극 중 자살을 했다는

사라의 음악으로 그렇게 끝을 맺었다...

그리고 그렇게 난 데빈의 질문에 답을 찾은 것 같다.

 

참 오랜만에 긴 여운을 남기는

그런 작품을 만났다...

 

 


Posted by neulpum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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