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6년 8월 6일(토) 오후 7시

*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 111

*CAST

 

 

무슨 생각으로 이 연극을 예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래전에 예매를 해 두었더라구....

정원조 배우 때문에? 예매한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공연이 끝날 즈음엔 덕분에 예매한거구나... 로 바뀜...

 

티켓을 교환하면서 러닝타임을 보고 '헉' 했다

이 연극... 왜 이렇게 길어????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런데 이건 기우였어...

그래... 그랬어....

 

1막은...

웃퍼하다가 끝났음...

웃을 일이 아닌데 웃긴 상황?

저 상황이 어떤건지 너무 잘 알아서 웃픈거?

 

아마 1막 객석 분위기로 봐선

나같은 직장인이 대다수였나 보다...

어이없고(?) 어처구니없는데(?) 이해하고 공감되어

나도 모르게 나오는 실소?????

 

그런데 1막을 끝으로... 웃음 뚝...

더이상 웃을 수 없잖아...

 

욕심 야망 추접한 욕망

변하지 않을 일상

소름끼친다는 게 맞는 표현일 듯...

그래... 소름끼치도록 현실적인... 현실...

하아...


내가... 그리고 우리가

낸이고 켄드라이고 딘일텐데...

 

어떻게 내 아픔과 내 존재와

내 상품성만 남는 것일까...

어떻게 그토록 끔찍한 이기심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일까


자신이 글로리아일 수 있다는 생각은 

티끌만큼도 안 하는 듯

뭐 저리 당당하고 솔직한 척 해대는거야...

 

1인 다역인 저 속에

오로지 로린만이 변하질 않는다

그저 우연일까...

난 왜 글로리아가 낸을 연기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일까...

 

이 와중에 로린...

담당 업무마저 팩트체킹이야...

1막에선 몰랐어...

그의 담당 업무가 의미하는 바를...

로린이 그렇게 쏟아냈는대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토록 끔찍할 줄은

관심두지 않은거야... 나도...

 

도대체 뭘 안다고 얼마나 안다고 어떻게 안다고

저렇게 떠들어만 대는거야...

하아... 숨막힌다... 저것들이...

역겨운 2막의 군상들을 보며 깨달은거야...

무용지물 헛수고 가치없음...

 

그런데 당신은 왜 안죽였어요?

 

글로리아를 추억(?)하던 로린에게 데빈이 던진 질문이었다

나 순간 움찔했어...

왜 내가 움찔한거냐??? ㅡ.ㅡ

 

그 순간 문득 나도 궁금해졌다

난... 왜 안 죽였을까???

저 질문에 난 뭐라고 답해야 할까...

 

그런데 로린...

이 멘트는 하지 말지 그랬어...

 

좀 웃기지 않아요? 이런데가 다 똑같다는게...

사람들까지 다 똑같아요... 왜 그럴까요...

 

난 한동안 저 멘트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

뉴스를 보듯 바라보던 현실이

갑자기 내 이야기가 되어 버렸어...

 

많이 무겁지 않은데 숨이 막혀오더라...

희한하네...

이 숨막힘은...

공포나 두려움에서 오는게 아니라

공감에서 오는 것 같아...

저 일상이... 저 공간이...

내가 있는 곳이거든...

 

켄드라의 말처럼

그 사건이 일어난 15분만도 못한 삶...

그 의미없는 삶은...

사회에서... 존재의 가치가 없다는 건...

살아도 살아있다 할 수 없는...

 

씁쓸하고 쓸쓸한... 허무하고 허탈한...

그런데 현실이다...

그래서 더 간절히 깨어있고 싶다...


난... 그냥... 좀 더... 존재하고 싶어...

 

뭐지...

로린의 저 대사는...

뭔가 마음에 응어리를 남기는...

 

이 연극은

극 중 자살을 했다는

사라의 음악으로 그렇게 끝을 맺었다...

그리고 그렇게 난 데빈의 질문에 답을 찾은 것 같다.

 

참 오랜만에 긴 여운을 남기는

그런 작품을 만났다...

 

 


Posted by neulpum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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