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선택은...
또 거짓으로 내 주변을 흐려놓았다
삶에... 사람에...
늘 솔직하지 못한 나는
그래서 늘 숨게되나보다...
두려워서 창피해서 무서워서...
새로운 곳에선
나 정말 잘해보고 싶었는데
달라진게 없구나...난...
타인을 위한 거짓말이 아니다
순전히 날 위한 변명... 임기응변...
거짓말...
새해 시작이...
왜... ㅠㅜ
몇일째 혹은 몇주째(?)
가사도 모르는 음악을 흥얼거리고 있다
아~아~~ 아~~~~아~
채널을 돌리다 'Luna'를 듣고는(혹은 보고는)
온전히 집중해버렸다
솔로보다는 합창을 좋아하는 내 취향 때문이기도 할테지만
선곡도 한 몫 한 것 같고...
영리한 사람들 같았다.
그래서 다음회를 챙겨봤는데...
어머... 어머..... 어머.......
그 이후로 줄곧 흥얼흥얼...
들리는데로 발음하며 흥얼흥얼....
좋다...
현장에가서 직접 들어보고 싶다...
왜 사람의 목소리를
악기라 표현하는 지 알 것 같다
홍콩을 다녀온 이후
내 삶을 온통 뒤흔든 결정을 해버렸다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 인생이라며 발악하듯 그렇게...
배부른 투정이다
나도 안다
안정된 직장과 부족함 없는 환경과
늘 내 곁에서 힘을 주는 따뜻한 사람들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고향을 떠나왔다
단지... 삶이 무료하다는 이유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데..
난 그저 그 이유하나로 선택한 것이다...
고향을 떠나겠다는 내 결심에
날 아끼던 팀장님이 내게 전해준 한마디...
"누군가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움직이는 거래"
그 땐 그 의미를 문장으로만 이해했다
머리로만...
그런데 떠나온 지금
홀로 새로 시작하는 내게
저 문구가... 날카롭게 와서 박힌다
머리가 아닌 가슴에...
새로운 이곳에서
내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까...
날 지지해주던 저 많은 사람들이 없는 체로
오롯이... 그럴 수 있을까...
뒤늦게 두려움이 몰려든다...
살면서 날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사람들이었다...
난.. 그다지... 사교적이지 못하니까...
과다한 업무량보다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소모되는 에너지가
훨씬 큰 관계로...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늘 탈진상태가 되곤 했다...
그래서
날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 곁에서 날 끌어안아준 사람들을 떠나오는 게
그렇게 힘들거나 아픈 일이 될거라는 고민은 하지 않았다
영영 이별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며
꾸역꾸역 그 안에 발을 들여놓고 살아왔기 때문인건지
원래 인간이란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홀로 떨어져 나와 밖에서 안을 바라보니
어렴풋이...
내게 소중한 무엇인가를 함께 놓고 왔구나...
마음 한켠이 쓸쓸해진다...
떠나온 내 삶도 변하고...
남겨두고 온 사람들의 삶도 변하고...
나 하나의 결정이
온전히 내 몫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아무것도 아닌 내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파동을 일으켰구나...
지금 내 모습...
현재의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괜찮아질까...
하지만 마음 한구석...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쩌면 훨씬 전에 일어났어야 할 일이었는지도...
선택은 내가 한 것이고
그 선택을 지금 후회하는 건 아니다.
다만...
책임에 대한 두려움에 잠시 흔들릴 뿐이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어릴 때 바라봤던 지금 내 나이의 어른들은
성숙한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런데 난 지금...
도망친 걸까...
도전한 걸까...
조금만 강해지자
조금만 더 단단해지자
살아왔던 시간만큼 살아간다면
아마 난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아자 아자!!
미련스레 쥐고 있던 몇 장의 표 마저 놓았다
뒤늦게 알게 된 건
그 중엔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공연도 있었다...
그러게...
우선 순위도 정하지 못한 체
꽉막힌 현실을 뚫고 나오겠다고 발버둥치다
지금 이 순간 이란 걸 놓치고 있구나 싶어졌다
비단 공연 이야기만이 아니라..
마지막까지도 취소 못한 체 쥐고 있던 표를
친구에게 보내줬더니
친구가 몹시 아파한다
어쩌려고 다 놓으려 하냐고..
공연 좀 안본다고 내 인생 어떻게 되는거 아니라고
그렇게 실없는 답변을 했더니
그 소리가 아니잖느냐며 버럭 화를 내는 친구
괜찮아 친구야... 나 어떻게 안돼... ^^;;
현실에 묶인건지
스스로 가둔건지
이제 그 마저도 헷갈리지만
헤쳐나올꺼야... 늘 그래왔던 것처럼...
내 손에 쥔 걸 놓아야 다른 걸 잡는다잖아...
그리고 난
다시 뿌리 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