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8월 12일(토) 오후3시
*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 CAST : 최재림(후마윤), 이상이(바불)
공연장을 가득 채운 이 냄새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다 ㅠ.ㅜ
이 공간에 조금만 더 있다가는
이게 정말 피비린내가 아니더라도
미쳐버렸을 것만 같았다 ㅠ.ㅜ
그래서 예매할 때보다 객석에 앉아서 더 궁금해졌다
이 작품 뭘까...
내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이 공연은 꼭! 10분 전에 입장해야 한다!
공연시작 전 10분 내내
근위병의 위엄을 드러내는 자태로
조용히 무대위에 서 있는 후마윤은
그 와중에도 깨알 연기를 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짜증섞임과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누군가 때문에 어이없어함을
홀로 조용히 연기하는데
딱히 뭘 안해도 그게 읽혀서 신기했다...
10분 내내 쭈~욱 후마윤만 쳐다보고 있으면
저 감정을 저 연기를 저절로 알게 되더라 ㅋ
그리고 공연시작과 함께 확신하게 되었다
같이 보초서는 바불이 뛰어들어옴으로써...
역시... ㅋ
후마윤은 바른사나이인가... 싶은데
헛똑똑이 같고...
바불은 철딱서니없는 애 같은데
천재인거 같고...
이 캐릭터들... 뭐지??? ㅋ
그 와중에 후마윤 청소 장인인 줄...
바닥청소를 정말 꼼꼼 깔끔 세심하게 잘함!!!!
청소도 잘해서 특진한거라며 계속 이야기하는데
완전 이해가 되려한다...
그와는 별개로...
그 장면들은 참 슬펐다...
애처로웠다는게 맞나 보다...
난 자르고 넌 붙였고...
난 죽음을... 넌 삶을... 준거라며
고통에 절망에 몸부림치는 바불이
불쑥 내뱉던
아름다움이 끝났다는 말...
예상치 않은 전개에 내 머릿속에 소용돌이가 쳤다
스스로 아름다움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바불과
그런 바불의 의견에 동의하진 않지만
바불을 다독이는 후마윤의 모습이
철학적인 무언가와 겹치면서
대혼란....
그들에게 아름다움이란건 뭘까
바불에게 아름다움은 창조인 것 같다
끊임없이 발명을 이야기하는 것 처럼
정글 속 나무 위에 지은 배처럼...
후마윤에게 아름다움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새처럼... 정글처럼... 아니 정글에서 자유로웠던 바불처럼...
바불은 별까지 가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아름다울테고
후마윤은 별 자체가 아름다울테다
타지마할이 달보다 아름답진 않다는 후마윤의 대답처럼...
그리하여 후마윤의 운송용 구멍은
그저 나를 아름다움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 도구일 뿐이지만
바불의 비행기는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 된 듯 하다
그 아름다움의 상징인 비행기가 전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꿈을 꾸었을 때
바불은 전쟁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기 발명한 비행기가 더이상 아름다운 것이 아님에 상처받았을 것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적으면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ㅡㅡ;;
운반용 구멍과
운반용 구멍을 운반하기 위한 주머니 이야기는
잠시라도 한눈 팔면 이야기가 안드로메다로 가 있을 것 같아
초집중하고 듣게 되더라...
그러나 그리하면 무엇하겠는가...
초집중해서 들어도 뭔소린지 당췌 모르겠는 것을 ㅠ.ㅜ
허밍만으로 극을 끌어가던 그 시간은
몇분이나 되었을까...
어떠한 대사도 없이
그저 그 둘의 움직임에만 주목하던 그 시간
이 연극...
돌아서 나올 때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보통의 사람들의 손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타지마할이 지어졌다는게 알려지면
너도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며 꿈꿀테고
그럼 체제는 유지될 수 없다는...
그럼 너와 난 지금의 혜택을 누릴 수 없기에
그게 우리가 체제에 순응해야 하는 이유라던...
후마윤의 저 대사...
아름다움이 끝났다는
바불의 대사에 정신이 반쯤 나갔는데
후마윤의 저 대사에
나머지 정신도 나가버렸다
이 연극 정말 나한테 왜 이러지...
공연을 관람하는 내내
이 역한 냄새는 수그러들 줄 몰랐음에도
오롯이 무대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깨달았을 때
또 한번 놀랐다...
대사만으로 극을 끌어간다는 건
내가 연극을 보는 이유이기도 하고
연극이 가진 힘인 듯도 하다
난 이런 연극이 좋을 뿐이고
그런데 매번 그냥 어려울 뿐이고... ㅠ.ㅜ
홀로남은 후마윤의 표정...
그 긴 시간 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후마윤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듯 하다...
스스로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 같아...
후마윤의 회상 속 바불은 찬란했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웠고
찬란해서 더 눈이 시렸다
실제로 나무 위의 바불은 반짝이는 눈을 하고 있었다
어디로든 비행할 수 있을 것 처럼
생동감 넘치다... 자유롭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그 눈빛... 그 표정...
후마윤에게 새와 바불에게 있어서 새는
그 이유는 서로 달랐지만
아름다움의 상징 같은 것이었다...
바불은 새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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