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4일 오후 6시30분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안중근/설희/이토히로부미: 민영기/오진영/이토히로부미
결국 오고 말았다 ㅡㅡ
이 공연을 다시 보게 될 줄 몰랐는데...
결국 민영기가 이겼다 ㅡㅡ;;;;
민영기라는 배우를 알게 된 후 줄곧
영웅 넘버가 어울리는 목소리란 생각을 했었고
또 듣고 싶었다...
근데 영웅은 다시 보고 싶진 않았고...
이런...
몇년 전 이 공연을 보고 돌아서면서
가슴 한구석에 남는 찜찜함...
이토에 대한 정당성 부여...랄까...
마음이 부대끼는... 스토리.... ㅡㅡ;
내가 굳이 이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공연인데
이토를 미화하는 장면을 봐야만 하는 것인가... 라는...
조선을 얕잡아보지 말라는
이토의 안목(?)을 높이 사야 하는 건가?
조국에 대한 설희의 충성을 높이 사는
이토의 장부다움을 칭송해야 하는 것인가?
이게 참...
조선을 높이 평가하는 것 같으면서
은근히 다시 생각하면 기분 나빠... ㅡ.ㅡ
남을 칭찬하는 척 하면서 자세히 들여다보믄 지 자랑이여...
그래서 이 공연 찝찝하단 말야!!!ㅡㅡ
거기에 설희의 마음까지 동요하게 만든 이토라니....
진정 리얼 '헉'소리 나왔었다지... ㅡㅡ+
(욕 나온거 아니고?? 정말 '헉'소리만 나온거야???)
근데 이번 공연엔.. 요게...약해진건가...
그래서... 이부분은 좀... 심리적 부담이 덜하다는..
그나저나 난...
어제 오늘 연이어 나라 잃은 설움인건가... ㅠ.ㅜ
어느 시조처럼...
'시절이 하 수상하니... '
참... ㅡㅡ;;
요즘은 우리에게 국가라는게 있나 싶다... 진짜...
극중 민중근이 울부짖었다...
조국이.. 조국이 대체 우리에게 뭐란 말입니까... ㅠ.ㅜ
(정말... 정말 피 토하시는 줄 알았다 ㅡㅡ; )
이 공연도 앙상블이 최고라는...
음...
노드르담드파리의 무용수들 같은 존재랄까...
엄지가 2개 뿐이라...
더 많은 엄지척을 날려드릴 수 없음이 송구합니다...
꾸벅 (ㅡㅡ)(_ _)(ㅡㅡ)
오늘 민영기는...
이 분도 오늘 감정과잉이다... 왜케 울어...
(지난 팬텀 첫공 생각남... ㅡㅡ)
그만 울어요 민중근... ㅠ.ㅜ
근데...
어제도 그렇고...
민배우님 소리가 변한 것 같다...
아니... 변했다기 보단...
군주의 소리는 사라져가고
권력자의 소리가 더해져 가는 느낌??
정조나 이순신의 위엄보단...
타페수상이나 오를레앙 공작의 소리가 묻어나왔어...
위엄이 사라져간달까...
쓸쓸함이 사그라들었달까...
컨디션의 문제인걸까
아님 이 눔의 귀가 이상해진걸까...
자꾸 목을 억눌러 소리를 내는 느낌적인 느낌?
역시 연속된 관람은...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가... @.@
그래도 민중근은 역시...
내 생각이 옳았음...
영웅 넘버는... 민영기에겐 최적의 넘버얌... ♡.♡
공연중에 무반주 상태로 배우의 노래소리만 들리곤 했는데...
이거 참.. 몰입되고... 슬프고... 어쩔... ㅠ.ㅜ
사람의 소리만으로 공연장을 채운다는 건
결연한 의지와 토해내지 못하는 아픔을
오롯이 느끼게도 만드는 구나...
칠흑같은 배경이 더해져...
이건... 뭐... 집중을 안할래야 안 할수도 없다...
그냥... 빠져든다... 최면처럼....
그 무대에... 그 소리에... 그 아픔에...
역사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내가 서 있는 듯...
낮공연 때 신나게 웃고 오면 뭐하냐고요...
이렇게 또 마음 착잡해져 가는 것을...
그런데 뭐가 하나 빠진것 같은데... 했더니
안중근이 이토랑 같이 부르는 노래가 통으로 없다??
나만 그 넘버가 맘에 안들었던 건 아닌가 보다
아직도 여전히 영웅의 시나리오는 껄쩍지근? 하지만
민중근을 본건... 잘... 한거야...???
내가 젤 좋아하는 영웅 넘버 '십자가 앞에서'
레베카에서 '절망에 지친 몸부림'이 그러한 것처럼...
난 그냥... 이런 가사가... 이런 곡이... 취향인가 보다 ㅡㅡ
그래서 오랜만에 영웅 OST를 다시 꺼내들었다...
다른 곡들은 모르겠지만
'십자가 앞에서'
이 넘버 만큼은 그냥 난 류정한 버전이 좋았다...
시린듯... 그러나 담담하게...
그래서 더 상대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이 아닌
31살 청년 안중근의 깊이가 느껴지는...
어느 누구도... 어느 순간이든...
결의에 찬 다짐이나 장부다움 만으로 굳건할 순 없는 거다...
우린 모두.. 결국 그냥... 같은 인간일 뿐이야...
누구도.. 처음부터... 영웅으로 태어나진 않아...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알아져가는게 있다...
그렇게 오랜만에 찾은 영웅 넘버들은...
전엔 이해하지 못했는데...
류정한의 해석이 틀리진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청년 안중근은 그러했을 것 같아...
허나...
슈퍼히어로를 기대한... 아니 기다린...
객석의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았을테다...
더욱이 강경하고 장부다운(?) 이토의 캐릭터와 마주했을 때
관객들은 류정한이란 배우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우리의 "영웅"이어야 할 안중근의 인간적 면모에
안타까움이 아닌 절망을 느꼈을테지...
이토에 대적해 이 나라를 구할 슈퍼히어로가 없다는 사실에...
나 역시 영웅 안중근이 아닌 청년 안중근을 그려낸 류정한은...
지금 보다 어렸던 그 시절엔 손 들어주지 못했을 것 같다...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마저 꺼트려 버리는 것 같은...
상실감... 상처같달까...
우리나라가... 너무... 불쌍하잖아.... ㅠ.ㅜ
그런데 나이먹은 지금도...
아마.. 청년 류중근을 쉽게 지지해 주진 못할지도 모르겠다...
난 지금...또다시... 난세의 영웅을 기다리는 심정이니까...
오늘 민중근이 엄~청 울어서인지
전반적으로 민영기 배우가 연기한 안중근 역시
류정한 배우의 안중근과 같은 길이었지 싶다...
그치만 민배우 특유의 목소리 힘 때문에
비장함이 더해져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 힘이 날 여기로 이끌었음이니...
이게 무슨 차이냐면...
사랑하는 여자가 떠나는 아픔을 노래한 곡을...
류배우가 부르면 짠~한 에구에구 내 새끼...(안아주고 싶음)
민배우가 부르면 절절하게 애끓는 내 남자...???(안기고 싶음)
암튼 내가 사랑하는 두 배우의 차이는 내게 이러함... ^^;
아마도
민영기 배우의 컨디션이 최상이었다면...
난 오늘...
청년 안중근과... 영웅 안중근...
모두를 마주했겠지 싶다...
그의 연기가... 그의 목소리가... 그걸 말하고 있거든...
인간적 고뇌와 장부의 담대함...
그의 목소리엔 내가 기대한 '영웅'이 있다...
타자기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자막...
그리고 안중근의 한마디 한마디...
"나는 일본 재판소에서 재판받을 의무가 없다....(중략)
나는 형사범이 아니라 전쟁포로다."
난... 왜 늘... 이 장면에 마음이 머물게 되는걸까...
몇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마지막으로...
난세의 영웅이 태어나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부디...
ps.
갑자기
민영기 배우의 '이 도시가 싫어' 가 듣고 싶다
지난 가을 느닷없이 날 찾아와
날 힘들게 한 노래...
자신의 목소리에 위로받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부담일까? ㅋ
그치만 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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