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머이야기/말하려는 것 너머

[연극] 한국인의초상(16.03.26. 15:00)

neulpum80 2016. 3. 29. 14:36

 

 

* 2016년 3월 26일(토) 오후 3시

* 국립극단 소극장 판

 

 

<예매사이트의 공연정보란에 배우들 사진이 없어서...

  공연이 끝난 이제서야 검색하여 얼굴과 이름을 맞추고 있는... 나... ㅠ.ㅜ>

 

제목에 끌려

그냥 궁금해서 덜컥 예매

나 이러다 조만간 정말 파산하지 싶다 ㅡㅡ;;

 

그나저나 공연장 어딨는거야 ㅠ.ㅜ

당연히 대학로일꺼라 생각하고 있던 나는...

서울역 근처를 무한 회전했다는 소문이다....

공항철도 출구로 나가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왜?? 나는 왜??? 도대체 왜????

 

오전에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탓에

몹시 피곤했기 때문이라... 변명해 본다...

ㅠ.ㅜ

 

공연장에 들어갔을 때 느낌은...

여긴...

어디가 정면이고... 어디가 옆면이며...

나는 어디에 앉아야 최대한 배우들과 멀어질 수 있을까...

 

2단으로 되어 있는 무대에

맨 앞줄은 한뼘석으로 되어 있어

어디에 있든...

배우가 바로 눈 앞에 와 있다 ^^;;;

 

배우들의 기합(?) 소리와 함께 공연이 시작되고...

몸짓이란 때론 언어보다 더 많은 걸 담고 있단 걸 알게됐다

그들이 소리없이 표현해 내는 게 뭔지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더라는...

 

난장이라고 하던가...

여러 상황들이 엉켜 질서없이 어질러진...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고..

쉴틈없이 날 치고 지나가는 사연들...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휘말리지 않기 위해

두 손 꼭 쥐고 있던 난...

뭘 잡고 놓치 않고 있었던 걸까...

 

공연의 내용은... 흐름은...

뉴스의 '오늘의 사건사고' 장면들을 연상케 했다

 

오늘의 사건사고 소식입니다.

고등학생 A양이 PC방에서 게임 도중 낳은 아이를 유기했다고 합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파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던 노인이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한 아들을 살해하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등등등등.... 뭐 이런 상황이랄까?

참 다양한 군상이... 아픔이... 슉슉 지나간다

(정말 여러 에피소드가 나왔는데... 내 표현능력이... 이미 한계에... ㅡㅡ)

 

어쩌면 요즘 매일 뉴스에서 접하는 그런 사건사고들...

낯선 장면이 하나도 없는...

그래서 심지어

이미 다 아는 내용들인데 뭐... 

라며 너무도 태연하게... 덤덤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날 보고 번쩍 정신이 들었다

 

우린... 적어도 난...

이런 상황들에 이미 무뎌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이런 날...

잠들어 있는 내 의식을 깨우려 무대에 올려졌다 보다

 

드라마 시그널에서 이재한 형사가 20년후의 박해영 형사에게 물었다

 

거기도 그럽니까?

돈있고 빽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먹고 잘 살아요?

그래도 20년이나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죠? 그죠?

 

뭐라도 더 나아지지 않았겠냐고...

갑자기 그 장면이 떠오르며 씁쓸해졌다

 

 

<공연장 너른 마당에 장승처럼 서 있던...

  문득... 해보면... 그늘은 내 등뒤로만 질테니...라는 생각...>